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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배우는 생활한자 100 _ 箱 (상자 상)
2021년 10월 12일 00시 00분 입력

한자 중에는 평소에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 그 한자가 포함된 한두 단어가 유난히 일상에서 많이 쓰여서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는 글자들이 있습니다. 이번에 알아볼 상자 상(箱)도 그런 글자입니다. 

상자 상(箱)이 포함된 단어 중 일상에서 쓰이는 것은 상자(箱子)와 백엽상(百葉箱) 정도밖에 없지만 상자라는 말이 평소에 하도 자주 사용되다 보니 상자 상(箱)이라는 글자도 꽤 친숙하게 느껴집니다.

집집마다 우편물을 받기 위해 설치해 둔 통을 한국어에서는 함 함(函)자를 써서 우편함(郵便函), 편지함(便紙函) 등으로 부르고 중국어에서는 상자 상(箱)을 써서 신상(信箱)이라고 부릅니다. 믿을 신(信)은 한국어에서는 믿음, 신뢰 등의 뜻으로 주로 쓰이지만 중국어에서는 그와 더불어 편지라는 뜻으로도 쓰입니다.

한국어에서도 편지라는 뜻의 서신(書信)에서 신(信)을 볼 수 있지요. 따라서 신상(信箱)이라 하면 편지(信)를 넣어 두는 상자(箱)라는 뜻이 됩니다. 우편함(郵便函)이나 편지함(便紙函)이나 신상(信箱)이나 한자는 달라도 다 같은 뜻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진 속 우편함에서도 신상(信箱)이라는 단어를 볼 수 있는데 글자를 옛날식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써 두었기 때문에 얼핏 보면 상신(箱信)으로 보입니다.

한자문화권에 속하는 또 다른 나라인 일본에서는 상자 상(箱)을 하꼬(はこ)라고 읽습니다. 한국어에서 판잣집을 뜻하는 비표준어로 하꼬방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일본어 하꼬(はこ)와 방(房)이 합쳐진 단어입니다. 풀이해보면 상자처럼 생긴 방, 혹은 상자처럼 작은 방이라는 뜻이 되겠습니다. 

일본의 유명 관광지 중 하꼬네(箱根, はこね)라는 곳이 있는데 이 지명에서도 상자 상(箱)을 볼 수 있습니다.

상자 상(箱)은 뜻 부분인 위쪽의 대나무 죽(竹)과 소리 부분인 아래쪽의 서로 상(相)으로 구성되어 있는 형성자입니다. 뜻 부분이 대나무 죽(竹)인 것으로 보아 옛날에는 주로 대나무로 상자를 만들었던 듯합니다. 

사진 속 우편함은 금속으로 되어 있으니 한자의 구성 원리로만 따지자면 대나무 죽(竹) 대신 쇠 금(金)자가 부수로 들어가서 金과 相이 합쳐진 모양의 새 글자가 만들어져야 하겠다는 생각을 잠시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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